싸구려 짝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신 그분

Steve: Who’s Going to Protect Us From Cheap and Mediocre Now?

August 28, 2011 – 10:15 pm | Edited by Jean-Louis Gassée

그리 빠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드디어 때가 닥쳤다. 스티브는 공동 창립했고 재창조해낸 회사에 앞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할 테지만 더 이상 “애플 CEO로서의 임무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리라 여긴 잡스는 스스로 물러나 사장, 그리고 “일개” 애플 직원으로 남기로 했다. 가까운 장래에는 애플 우주선의 복도에 홀연히 나타나 빈둥거린채 칼퇴하는 직원들을 잡으러 다니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쫒아내자고 하잖을까 싶다.

돌아보도록 하자. 1983년 애플 이사진은 스티브에게 “어른의 감시”를 요구했고, 그에 따라 어른으로 느껴진 존 스컬리를 CEO로 앉혔다. 그리고 존 스컬리는 잡스를 결국 쫓아냈다.

1997년으로 빠르게 되감기를 해 보자. 스티브는 저항받지 않은 채 애플로 돌아왔지만… 도움받을 곳도 없었다. 애플 2.0의 경영팀을 그는 손수 골라서 훈련시켰다. 악동으로 불렸던 사내의 천재성과는 사못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Fortune지 차트에서 보듯, 애플은 후계자선임의 문제(bench strength)를 갖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어른의 감시를 이제 누가 제공할까?

사장으로서의 스티브. 오랜 기간동안 애플의 COO였던 팀 쿡이 이제 차트의 중심으로 옮겨간다. 그는 13년 전 애플에 들어왔고 스티브에게 언제나 직접 보고했으며 점차 자신의 책임이 늘어나는 광경을 지켜봤다. 이제 그는 애플을 세계에서 제일 가치가 높은 하이테크 기업으로 만들어준 팀을 이끌게 됐다.

우리 스스로는 징징대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로서 상상력 없는 제품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사람은 이제 우리들이다. 미학적이면서 기능표준적인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에 걸맞지 않은 애플 제품이 나올 경우 “건설적인 피드백”을 해야 할 임무도 우리에게 있다. 모블미로부터 기능적으로 불필요한 요소가 들어있는 칼렌다, 주소록, 책 선반 등 모두 다이다. 라이언의 버그는 말할 것도 없다. 스티브의 애플이 완벽할지는 모르겠다만…

애플을 베낀 다른 곳에서 엇나갈 징후의 시작은 분명 있었다. 1998년형 오리지날 iMac은 스티브와 조니 아이브의 스타일이 들어간 최초의 작품이었다.

아이맥은 등장하자마자 하나의 상징이 됐고, 사용자의 사람도 듬뿍 받았다. 예상치 못한 모양과 색상은 첨단기술 제품의 새로운 표준이 됐고, 애플 경쟁자들 또한 그 후광을 받으려 노력했다. 물론 본모습인 싸구려 복제품의 성격을 숨길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팔로알토에 있는 Fry’s 스토어에 가보면 아이맥과 유사한 사탕색상 플라스틱 커버를 탑재한 베이지색 PC를 많이 볼 수 있었다.

Forbes 지 기사에 나와 있듯, 델도 뻔뻔스럽게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재고량을 낮게 유지하는데 노력하는 델은 더 저렴한 플라스틱 부속으로 위험도를 줄이는 방식을 채용했다. 물론 최초의 아이맥과 아이북만큼의 외양이 Inspiron에는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미학적인 부분의 베끼기는 싸구려일뿐 아니라 못나기도 했었다. 크라이슬러 자동차 계기판의 가짜 나무판 느낌보다도 안 좋았으니 말 다했다. 정말 무취향에 상상력과 용기가 없는 꼴이었다.

다시 되감기를 해보자. 스티브는 애플스토어를 선보였다. 뛰어난 실적은 넘어가겠다. 애플스토어가 주는 메시지는 두 가지이다.

첫째로 애플의 기풍이 담긴 건축이다. “우리를 스스로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알려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내부로 들어가 보면 느낌 그대로이다. ‘우리의 고객인 여러분과의 관계를 우리가 이렇게 여깁니다.’이기 때문이다.

애플스토어를 베낀 다른 스토어를 들어가 보면, 빛나는 금속재질 등 노력한 바는 엿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갈 경우 싸구려 전시장형 가구를 보실 수 있다.

취향이 중요하다. 애플스토어 짝퉁의 YouTube 영상을 보시라. 중국의 짝퉁 스토어 얘기가 아니라, 애리조나주 스콧츠데일(Scottsdale)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행복한 고객과 하이파이브를 날리는 직원들, 친숙해 보이는 내부장식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1분짜리 저 영상을 40초 정도 보는 순간 짝퉁을 포기하게 만드는 부분이 나온다. 양복과 넥타이를 맨 사내들이 나오는 장면이다.

스티브의 영향력에 대한 증거를 더 보고 싶으신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PC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HP의 결정과 더불어, “초박형” 노트북에 대해 인텔이 추가적으로 100달러의 보조금을 내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PC 업체들을 보시라. 어째서일까? 계속 유명해져 가고 있는 맥북에어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품질에 대해 기꺼이 지불하려 하는 “애플 세금”을 보면, 세금때문에 맥북에어를 사지 않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PC 호환기종 업체들은 애플의 제조비용이나 자재명세서를 못 따라가고 있다. 애플의 부품조달과 제조업체 계약방식, 복잡하지만 섬세한 유통은 애플의 공격적인 공급망 관리(SCM)를 보여준다. 스티브, 즉 애플은 채널망에 과도하게 물건을 밀어넣거나 적게 넣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Just So)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사실 자재명세서 이야기는 좀 더 흥미롭다. 현재의 초박형 노트북 가격을 보시라. 이 분야에서 소니보다 잘 할 자가 누구일까? 한 번 소니 사이트에 가봤더니 이런 제품이 나온다.

이 멋진 맥북에어 경쟁작의 시작가는 1,969 달러다. 맥북에어의 시작가는 1,299 달러인데 말이다. 예전의 질서가 정말 바뀌었다. 이 또한 잡스를 만족시켜줬으리라 희망해본다.

놀라운 30년이었다. 반체제의 이미지를 가졌던 회사 애플은 이제 제일 질서가 잡혔을 뿐 아니라 가장 잘 경영이 이뤄지는 첨단제품 기업이자 취향의 결정권자로 등극했다.

필자가 스티브를 처음 만났을 때가 1981년 2월이었다. 당시 그는 애플 이사회의실의 진열장에 앉아 발톱을 뜯고 있었다. 그 때 이후로 잡스가 전통적인 지혜를 깨뜨리고 전문가들을 정신 못차리게 하는 광경을 필자는 고소하게 여겼다. 전문가들은 “폐하, 잘못하고 있사옵니다!”라 소리높게 외치며 황제 주위에 서 있는 내시 무리에 다름 아니다.

오랜 기간동안 필자는 잡스 안에 동물이 한 마리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욕망과 본능, 행동으로 채워져 있는 동물이다. 1985년, 그 동물은 스티브를 땅으로 내리 꽂아버렸다. 하지만 그는 넥스트와 픽사를 골라내 스스로를 일으켰다. (그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잡스는 업계의 제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1997년, 픽사의 성공과 넥스트의 기술력을 등에 업고 애플로 돌아와 애플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내부의 동물 다루는 법을 배운 것이다.

기술과 인문학, 교양의 교차로에 애플이 있다는 말은 스티브와 팀 모두가 올바르게 말했다. 잡스의 미학적인 감각이 어째서 중요한지에 대한 헌사를 바친다. 헤르만 헤세(Herman Hesse)의 소설, 황야의 이리(Steppenwolf)에서 따왔다.

이 작은 장난감들과 유행품, 사치품들은 단지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제조업자나 장사꾼이 만들어낸 가치 없고 진부한 발명품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그들은 사랑에 봉사하고 감각을 다듬어주며 권태로운 우리의 주변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마술처럼 새로운 사랑의 매체가 되려는 단 하나의 목적만을 다양한 형태로 갖고 있다. 사랑만을 목적으로 가진 그들은 작은, 아니 오히려 더 큰 아름답고 권위로운 세계를 이룬다. 이 가방은 가방이 아니며, 이 지갑은 지갑이 아니고, 이 꽃은 꽃이 아니며, 이 부채는 부채가 아니다. 이 모두는 사랑과 마력, 그리고 매혹의 구체적인 플라스틱 재료이고, 하나 하나가 심부름꾼이자 밀수꾼이며, 무기인 동시에 돌격의 함성이다.

JLG@mondayno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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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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