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내내 환하게 웃고 있는 존 터너스. 그 미소 아래에서 그의 손이 떨리고 있다.
9월의 어느 날, 실리콘밸리. 애플의 새로운 CEO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폴더블 스마트폰 ‘Duo’를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애플 파크로 모여든 유명 인사와 기술 애호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터너스가 기기를 들고 사진 몇 장을 찍자, 애플 홍보 담당자가 군중 속에서 ‘IShowSpeed’로 알려진 인플루언서를 불러 그에게 소개한다. 스물한 살인 그를 사로잡는 일은 터너스가 애플에서 보낸 25년 동안 맡았던 가장 어려운 과제와는 거리가 멀다. 스피드는 스마트폰을 보자 개 짖는 소리를 내더니, 신이 나서 공중제비를 돈다.
그런데 IShowSpeed는 이 만남을 유튜브 구독자 6,100만 명에게 생중계하고 있다. 터너스가 1,999달러부터 시작하는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사진을 문자메시지 입력창으로 끌어다 놓으려 하자, 눈썰미 좋은 시청자들이 그의 손이 떨리는 것을 알아챈다.
터너스는 나중에 전날 밤 잠을 많이 자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그날은 아드레날린과 카페인, 기대감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순간이었어요.” 그가 TIME에 말한다.
9월 1일 CEO에 취임한 터너스가 애플을 이끌 인물로 선택된 이유는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전문성을 능숙하게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Mac부터 iPad, AirPods, iPhone에 이르기까지 기술 제품의 범주 전체를 새롭게 정의한 제품들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기업의 얼굴이자 대표자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할리우드 인사와 주주,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 국가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기술 기업들의 경쟁 CEO 사이를 오가야 하는 자리에서, 그의 뛰어난 기술 역량이 그대로 통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임자인 팀 쿡은 세계 정치와 시장, 공급망을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자로서 국제무대에서 위상을 높였다. 쿡의 전임자 스티브 잡스는 기술 제품이 얼마나 개인적이고, 심지어 정신적인 의미까지 지닐 수 있는지를 세상에 설득한 록스타 같은 선구자였다.
터너스는 두 사람과 다르다. 그는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고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엔지니어다. 2021년 하드웨어 부문 고위 임원이 되기 전까지는 회사 밖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터너스는 전임자들의 성공 방식을 재현하려 하기보다 지금까지 자신의 강점을 살려왔다. 그 강점은 애플의 강점이기도 하다. 애플은 무엇보다 생산성과 창의성,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IShowSpeed와 터너스의 만남은 분명 이런 모습을 보여주도록 기획됐다. 물론 이 인플루언서의 젊고 거대한 시청자층에서 사전 주문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비평가에게는 이 장면이, 인공지능이라는 진정한 기술의 미래를 만드는 대신 값비싼 기기를 팔기 위해 기존 대기업이 화제성과 멋진 이미지를 끌어모으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그리고 이제 엔비디아와 OpenAI, Anthropic까지,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 기업 거의 모두가 AI 군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갈수록 더 똑똑해지는 기계를 훈련하는 데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애플도 자체 모델을 훈련하지만, 이 기술의 최전선에는 한참 못 미친다. 앞으로 몇 년 사이 초고도 지능을 갖춘 AI가 산업과 사회를 바꿔놓는다면 애플은 뒤처질 위험이 있다.
9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같은 AI 거물들을 오찬에 초청했을 때 애플의 부재는 유독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은 미국 기술의 미래에 관한 자신들의 구상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터너스와 다른 애플 경영진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AI에 대한 대중적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이들은 실리콘밸리의 일부 극단적인 기술 애호가들을 놀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AI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규모는 절제돼 있지만 개인화돼 있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AI라는 것이다.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 부사장 그레그 조스위악은 그런 기술 애호가들을 “극단적인 소수”라고 표현한다.
게다가 다른 기업들이 초지능을 만드는 데 성공하더라도, 사용자는 여전히 애플 기기를 통해 그 초지능과 대화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터너스는 주장한다.
일주일 뒤 뉴욕 5번가의 애플 대표 매장에서 그는 친근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사람들은 실물 기기를 원합니다.”
그는 그날 아침 iPhone 18을 손에 넣기 위해 밤새 줄을 선 열성 팬들을 맞이했다.
“사람들은 대화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고 싶어 합니다. 그러니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기기가 사라지고 iPhone이 필요 없어지는 상황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터너스는 자신이 이끄는 회사보다 나이가 겨우 한 살 많다. 그는 1975년 오렌지카운티에서 태어났다. 애플은 그보다 약 640km 북쪽에서 이듬해인 1976년에 설립됐다. 터너스는 스티브 잡스가 개인용 컴퓨터를 사회를 움직이는 힘으로 바꿔놓던 시기에 성장했다.
그가 여덟 살 때 아버지가 Apple II를 구입했다.
“그걸로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애플에 푹 빠졌어요.”
10년 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진학하며 가족이 사용하던 더 새로운 Mac인 SE 모델을 가져갔다. 대학에서는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2001년, 스물여섯 살의 터너스는 가상현실 회사를 떠나 애플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이제 그는 인생의 절반을 애플에서 보냈다. 제품을 어떻게 만드는지와 사용자가 그것을 어떻게 경험할지를 함께 생각하는 성향을 바탕으로 회사 안에서 성장했다.
애플 제품 디자인 담당 부사장 리처드 딘은 말한다.
“존은 회사 전반의 협업 정신을 이끄는 중심에 있었습니다.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하는 동안 즐거운 경험을 주고, 사용하는 순간에는 기술 자체가 의식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썼죠.”
지난 15년 동안 일부 비평가들은 애플이 가정용 컴퓨터와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을 대중화했던 이전 시대만큼 혁신하지 못한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 덕분에 애플의 핵심 제품인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여전히 최상위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애플 경영진은 터너스가 이런 개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65세인 쿡이 15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겠다고 지난 4월 발표했을 때, 애플이 터너스를 후임으로 선택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임원들은 그를 실용적이고 꼼꼼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10년 넘게 자신의 사이트 ‘Above Avalon’에서 애플을 분석해온 닐 사이바트는 말한다.
“터너스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는 애플을 규정하는 디자인 우선 문화를 굳게 믿어왔습니다. 여기에는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포함됩니다.”
2010년대 후반 애플 경영진은 iCloud와 App Store, Apple Music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서비스 매출 성장세는 둔화했고, 하드웨어와 제품 전문가인 터너스의 승진은 회사가 본래의 뿌리로 돌아간다는 신호다.
그의 취임이 Duo 발표와 맞물린 것은 그런 점에서 어울린다. Duo는 2007년 iPhone 출시 이후 가장 급진적인 디자인 변화다.
애플은 수년 동안 이 개념을 탐구해왔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폴더형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2011년, 터너스와 다른 엔지니어 다섯 명은 접을 수 있는 전자기기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들은 이런 구상에 어떤 배터리와 회로 기판이 필요한지를 살폈다.
터너스는 말한다.
“결국 OLED 디스플레이가 유연하게 휘어지는 단계에 도달하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 특허와 최종 제품 사이에는 많은 난제가 놓여 있었다. 2010년대 다른 기업들이 처음 시도한 폴더블 스마트폰은 대체로 내구성이 약하고 활용성도 높지 않았다. 화면 중앙의 크고 보기 흉한 접힘 자국이 사용 경험을 방해했다.
“세상에 나와 있던 다른 제품들은 다소 조악하고 형편없게 느껴졌어요.” 터너스가 말한다.
애플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작업에 나섰다. Apple Silicon 칩의 발전을 바탕으로 내부와 외부 화면 사이를 매끄럽게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엔진을 만들었다. 엄지손가락이 더 쉽게 닿도록 스마트폰의 주요 조작 요소를 아래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는 방향으로 iOS도 다시 설계했다.
다른 폴더블 제품들이 먼저 시장에 나오는 동안에도 터너스는 팀이 프로젝트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도록 독려했다.
딘은 어느 시점에 경쟁 제품과 비슷한 표면 소재를 사용해도 될지 터너스에게 물었다고 말한다. 딘이 보기에도 그 소재에는 결함이 있었지만, 어쩌면 충분히 쓸 만할 수도 있었다.
“그랬더니 존이 ‘리치, 정말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는 당신이 알게 될 거예요’라고 하더군요. 그 말 덕분에 우리는 혁신과 제조의 한계를 더 밀어붙일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전 세계를 다니며 공급업체들을 연결했고, 나노 텍스처라는 표면 기술을 만들어냈죠.”
그 결과 맞춤형 폴리머로 만든 표면이 탄생했다. 그 아래의 힌지에는 100개가 넘는 초소형 정밀 부품이 들어간다. 초기 사용자들은 접힘 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궁극적으로 Duo가 약속하는 것은 여권 크기의 스마트폰이 강력한 태블릿으로 펼쳐지는 경험이다. 사용자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펼쳐서 빛 반사를 줄이는 무광 표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웹사이트를 나란히 비교하거나 세밀한 터치스크린 게임을 즐길 수 있고, FaceTime에서는 두 카메라를 이용해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보는 풍경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
물론 Duo의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끝내 출시되지 않은 Apple Car나 지난해 판매가 극도로 저조했던 Vision Pro 같은 실패 사례를 뒤따를 수도 있다. 2,000달러를 넘는 가격표에 많은 잠재 고객이 주춤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하지만 공개 행사에서 처음 기기를 체험한 사람들은 호평을 내놓았다. 가장 가까운 경쟁 제품인 삼성 Galaxy Z Fold8의 수요도 강했다. 이는 특히 아시아에서 폴더블 제품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플은 Duo가 이야기 창작자와 다른 예술가들 사이에서 문화적 위상을 얻기를 바란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충성도 높은 애플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애플을 사람들이 적대시하게 된 거대 기술 기업이라기보다 유용한 도구를 만드는 회사로 여긴다.
올해 초 ‘AI 없는’ 영화제에서 발언한 아카데미상 4회 수상 감독 숀 베이커는 쿠퍼티노에서 열린 Duo 발표 행사에 참석했다. 《아노라》를 연출한 그는 애플과의 관계를 협력 관계라고 표현했다.
“그냥 ‘우리 제품을 사거나 사용하세요’가 아닙니다. 계속 연락하면서 의견을 묻는, 훨씬 더 긴밀한 협업 관계에 가깝습니다.”
베이커는 애플 제품이 영화 제작 과정의 여러 부분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후반 작업에서 대사를 추가해야 할 때 영화 제작자들은 종종 iPhone으로 녹음한다. 편리하면서도 실제 제작에 쓰는 장비에 가까운 품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난 터너스는 눈에 띄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평범한 옷차림을 하고, 애플 내부 문화가 얼마나 훌륭한지 같은 무난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CEO 취임 초기의 상당 시간을 디자인에 몰두하는 데 썼다. 일주일에 며칠씩 산업디자인팀과 휴먼 인터페이스팀의 스튜디오에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빛나는 곡선 형태의 애플 파크 바깥에서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계속되는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다. 이로 인해 비용이 오르고 생산 일정이 지연됐다.
지난 7월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중국 기업이 만든 메모리 반도체를 시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초당파 상원의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애플에 서한을 보내 그런 선택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터너스 CEO가 설명하는 애플의 기능과 디자인 사이 균형.
터너스는 그런 주장에 반박한다.
“메모리 공급 제약은 명백한 위기입니다.”
그는 9월에 진행된 두 차례 인터뷰 가운데 두 번째 인터뷰에서 TIME에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모든 선택지를 검토 대상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쿡은 세계 각국 정부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능숙했다. 자신이 조롱의 대상이 되더라도 애플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2025년 백악관에서 24캐럿 금 받침대가 달린 원형 기념물을 전달해 거센 비판을 받은 일도 그가 트럼프에게 공을 들인 과정의 일부였다. 이런 접근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일부 가혹한 관세에서 애플이 예외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터너스는 정부를 대하는 자신의 방식이 쿡과 어떻게 다를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낀다. 그는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만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터너스가 새 역할에 적응하는 동안에도 쿡은 국제무대에서 애플을 계속 대표해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만났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을 위해 주최한 국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애플의 회장으로 남아 있는 쿡에 대해 터너스는 말한다.
“훌륭한 관계를 많이 맺고 있고 애플을 사랑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기꺼이 도와주죠.”
최근 몇 년 동안 거대 기술 기업들은 소송과 공개 비판 운동, 규제에 시달려왔다. 비판자들은 화면이 한 세대 전체의 인지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본다.
호주와 영국부터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이르기까지 각국 정부는 어린이의 소셜미디어와 AI 이용,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해왔다. 동시에 애플과 구글에 기기 안에 더 강력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압박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이런 피해의 상당 부분을 특정 앱과 콘텐츠에서 비롯된 문제로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9월에는 부모가 자녀의 앱 접근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도록 Screen Time을 새롭게 설계해 선보였다.
터너스는 앞으로 애플의 접근에서 아동 안전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는 과거 자녀의 기기 사용을 살펴보기 위해 Screen Time을 사용했으며, 당시에는 “괜찮았지만 아주 훌륭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새로운 업데이트는 “부모들이 정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자”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그것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아동 안전에 관한 문제는 애플이 다음 영역인 인공지능으로 들어설수록 더욱 시급해진다.
2022년 11월 Chat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 붐이 전개되는 동안 애플은 대체로 한발 물러서 있었다. OpenAI는 AI 챗봇을 대중화했고, 엔비디아는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를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Anthropic, 스페이스X는 이제 기술의 최전선에서 경쟁하거나 공급망의 핵심 부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애플은 ChatGPT 출시로부터 18개월이 지난 2024년 6월이 돼서야 Apple Intelligence를 공개했다. 그 뒤에도 약속했던 개인화된 Siri를 구현하기 위해 2년 넘게 고전했다.
2025년 애플은 기존 Siri로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병행 개발하던 다른 버전을 선택하고 기존 버전을 폐기했다.
그 결과 탄생한 새로운 Siri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구글의 Gemini 기술을 활용한 애플 AI 모델이 이를 구동한다. 이 협력으로 애플은 제품의 핵심 구성 요소를 경쟁사에 의존하는 이례적인 위치에 놓였다.
이런 외부 의존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까지 제품 전체를 통제하려고 애썼던 잡스를 화나게 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터너스는 애플의 AI 전략이 그 철학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생각을 부정한다. 애플은 이미 화면과 메모리, 모뎀을 비롯한 여러 부품을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안의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정말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을 만듭니다.”
애플은 AI가 회사의 핵심 관심사이며 관련 투자를 크게 늘렸다고 밝혀왔다.
또한 AI의 유용성은 기반 모델의 원초적인 성능보다는 그것을 둘러싼 요소에서 더 많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AI가 실행되는 반도체, 그 AI가 작동하는 운영체제, 사용자에 관해 축적한 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Siri는 OpenAI의 Codex처럼 코드를 작성하거나 Anthropic의 Claude만큼 세련된 글을 쓰지는 못한다. 하지만 사용자의 허락을 받으면 애플 기기에 저장된 메시지와 이메일, 캘린더, 문서, 그 밖의 정보를 연결할 수 있다.
회의 준비를 돕거나, 받은편지함에 묻힌 항공편 확인 메일을 찾거나, Apple Watch가 수집한 건강 정보를 이해하도록 돕는 식이다.
터너스는 말한다.
“삶의 모든 것이 휴대전화 안에 있습니다. Siri AI를 이용하면 그 모든 정보를 활용해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배우고, 알아낼 수 있습니다.”
분석가 사이바트는 애플이 이전에도 이런 경쟁을 겪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음악이나 TV 스트리밍처럼 다른 누군가가 잘하면 애플에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Spotify나 Netflix에는 어떻게 접속하나요? 다른 회사들이 훌륭한 일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 생태계를 애플이 갖고 있다는 기본적인 이야기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애플 경영진은 Siri의 일부 한계가 오히려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다른 초고도 지능 AI 에이전트보다 사고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통제를 벗어나거나 기묘하게 행동할 가능성도 훨씬 작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애플의 AI 제품 개발을 이끄는 릴리언 린콘은 말한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Siri를 동반자가 되도록 설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대체하고 싶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도 애플 경영진이 강조하는 장점이다. 애플은 수십 년 동안 경쟁사보다 사용자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평판을 쌓아왔다.
Siri는 가능한 요청을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고, 더 많은 계산이 필요한 요청은 Private Cloud Compute로 보낸다. 애플의 서버 시스템은 사용자의 요청을 저장하거나 회사가 열람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애플은 독립적인 보안 연구자들이 시스템 일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투명성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애플의 접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애플을 나스닥을 지배하는 다른 AI 기업들에 대한 위험 분산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 기업들이 흔들린다면 애플이 주식시장에서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AI의 발전이 빠르게 이어진다면 규모는 작아도 충분한 능력을 갖춘 모델이 조만간 그런 모델을 처리하도록 설계된 기기에서 저렴하게 실행될 수 있다.
그 미래에 희소한 자산은 챗봇 자체가 아니라, 챗봇을 유용하게 만드는 기기와 운영체제, 사용자의 개인적 맥락일 수 있다. 애플은 전 세계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통해 상당한 경쟁 방어력을 구축해놓았다.
이런 생각은 올해 초 AI 애호가들이 오픈소스 프로젝트 OpenClaw를 이용해 개인용 AI 에이전트를 구성하려고 Mac mini를 대거 구입했을 때 이미 현실에서 드러났다.
애플은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Apple Silicon과 작은 크기, 통합 메모리를 갖춘 600달러짜리 컴퓨터로 AI 작업을 로컬에서 계속 실행하면서도 전력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빠르게 알아냈다.
이런 수요 급증으로 일부 Mac mini 모델은 몇 달 동안 구하기 어려워졌다.
AI를 염두에 둔 하드웨어 제품도 더 나올 예정이다. 애플은 10월 13일 Apple Intelligence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스마트 홈 허브 HomeView를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안경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절했다.
하지만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애플은 곧 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다.
지난해 OpenAI는 애플의 오랜 최고디자인책임자였던 조너선 아이브의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아이브는 이제 여러 저명한 전직 애플 인사들과 함께 ChatGPT 개발사인 OpenAI를 위해 AI 중심 기기를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애플은 하드웨어 영업비밀을 빼냈다며 연방법원에 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OpenAI는 이 소송이 “근거 없다”고 주장한다.
소송에도 불구하고 애플 경영진은 새로운 경쟁자들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애플 기기의 인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재 사용 중인 기기는 25억 대에 이르며, 연간 매출은 거의 5,000억 달러에 달한다. 새로운 사용자가 애플로 넘어오면 대체로 계속 남는다.
오랫동안 애플에서 일해온 조스위악은 말한다.
“우리는 위협을 느끼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른 누구보다 더 나은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스위악은 애플이 초지능을 추구하는 열성적인 AI 신봉자들을 위해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우리도 그들을 좋아하고, 그들도 제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의 목표 고객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느냐입니다.”
9월 18일 항저우부터 런던, 뭄바이까지 애플 매장 앞에 줄이 늘어섰다.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힘들게 번 돈 수백 달러를 최신 iPhone에 썼다.
터너스도 이전의 팀 쿡과 스티브 잡스처럼 5번가 매장을 찾아 열성 팬들과 사진을 찍었다. 팬들은 그를 영화배우처럼 대했다. 대부분은 터너스라는 인물 자체에 관해 많이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이미 삶 곳곳에 자리 잡은 기기들을 통해 그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AI도 언젠가 그들의 삶에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미래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은 여전히 손에 쥐는 기기가 중심에 있다.
터너스는 말한다.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들로 범위를 좁히려 합니다. 그리고 그 일들에 모든 노력을 쏟습니다.”
관련 자료: TIME 원문
KMUG 애플에 대한 모든 것.
Apple 케이머그 김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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